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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zo] 게임에 음악이 필요한가?
06032011 : NDC, NCDC 2011 발표

게임에 음악이 필요한가

작년에 사내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던 게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미 1년도 더 된 일이었다. NDC에서 발표하던 시점엔, 아직 NCDC쪽도 진행해야 할 게 있었기 때문에, 외부 공개 자체에 대한 부분들을 전부 비공개로 해두었는데, 일단 NCDC 발표도 끝난 관계로, 그에 대한 후기를 남겨본다.

이글루에 남긴 KGC 관련 후기라던가, 혹은 작년 NCDC 세션 진행 관련 후기, 그리고 이글루에 썼던 GDC 관련 후기를 모아보면, 어느 정도는 게임 오디오에 관해서 어떠한 이야기를 먼저 던져볼까에 대한 부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발 초기부터 사운드 스탭들이 관여하게 되었을 경우에 나올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KGC 같은 공개 컨퍼런스에서 해보고 싶었다고 하였는데, 그 당시에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와, 이번에 NDC에서 했던 이야기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도는 어느 정도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영어를 딱히 잘하지 않기 때문에, GDC에 가는 걸로 결정된 시점에, 일단 보고 싶은 강연들의 제목들을 확인한 후, 과연 나라면 이 제목과 주제로 어떠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미리 예습을 해봤었다. 예상대로 흘러가던 세션도 있었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세션들도 있었다. 하지만, 예상대로 흘러가면, 상대적으로 잘 알아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면, 그 역시 생각하지 못한 내용들이라는 측면에서 도움이 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GDC를 미리 예습도 해보고, 현장에서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모이게 되었다.

KGC라던가 NDC, 혹은 NCDC를 봐도 그렇겠지만, 게임 오디오에 관한 세션을 찾아보기는 아주 힘들다. 하지만 컨퍼런스 자체의 세션 수는 상당히 다양하며, 여러 파트들에서 다양하면서도 진지한 이야기들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었다. 게임 오디오만 그런 게 부족했다. 게임 오디오라는 것 자체가 '게임 개발'이라는 관점에서 이렇게도 다뤄야 할 주제가 없는 것인가 싶었다. 컨퍼런스에서 다루고 있는 게임 오디오 세션의 비중이, 현재 국내 게임 개발 프로세스에서 오디오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래서, 사실 별 내용 아니더라도, 게임 오디오에서도 게임 개발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기를 바라게 되는데... 올해에 GDC를 가보니, 여긴 게임 오디오 세션의 숫자가 매우 많았었다. NDC처럼 단 하나의 세션만 있는 게 아니라, 매 시간별로 4개의 세션이, 첫날 부터 마지막 날까지, 거의 모든 시간대를 채우고 있을 정도로 많았다. 게임 기획이라던가, 프로그래밍, 그래픽 분야와 비교하더라도 숫적으로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물론 다루는 주제가 확연히 겹치거나 하지도 않았다. 서양에서는 게임 개발이란 관점에서도 오디오에 관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국내에서 게임 오디오 개발자라고 하면, 음악을 만드는 사람, 혹은 효과음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음악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메인은 아니었다. 높은 완성도의 음악과 효과음을 만드는 것은 기본적인 전제라고 해야 할 부분이었기 때문.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단순히 음악 그 자체의 완성도를 위한 논의를 하기는 힘들었다. 현악기 소리는 심포비아를 쓰는 게 좋다던가, 어느 회사의 컴프레서가 소리를 잘 누른다던가, 헐리웃엣지의 무슨 샘플CD가 쓸만하다던가 하는 것들. 이런 건 활발하게 논의가 되어야 할 이야기들이긴 하지만, 게임 개발이라는 관점과는 묘하게 달랐다. Audio Artist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고, Game Audio Developer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케이스가 적었다.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audio artist라기 보다는 Game developer라는 태도로 업무를 접근해볼 필요가 있겠다. 음악 혹은 효과음을 만드는 사람에서, 게임에서 오디오가 역할을 할 법한 모든 상황에 대한 연구를 조금은 더 적극적으로.

현재의 국내 게임들이 대체적으로 오디오 완성도에서 묘하게 아쉬운 게, 이렇게 소리와 음악을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한 요소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하는 이들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오디오 아티스트들이 만드는 음악 그 자체의 완성도는 상당히 뛰어난 경우가 많았었다. 하지만, 게임 음악이라는 관점에서는 이것이 최선인가 싶은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게임의 재미를 위해 게임 오디오에서는 어떠한 부분들을 고려하면 좋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되었고, 이런저런 GDC의 발표들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들, 그리고 그 GDC 발표를 미리 예측해보는 시뮬레이션 작업에서 얻게된 것들을 모아서 정리를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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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를 SMART, CONTEXT, ABSTRACT로 나누었다.

SMART의 핵심은 자동화였다. 자동화를 구성하는 요소는 오디오 엔진이라 할 수 있었다. 언리얼 엔진이라던가 크라이 엔진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엔진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 보다는 그래픽 데이터의 표현에 더 집중했다는 인상이 강했다. 2D에서 3D로 오면서 고려해야 할 부분들, 그리고 다룰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이 비약적으로 다양해졌다. 이런저런 그래픽 표현이 다채로와진 건, 이런저런 그래픽 아티스트와 테크니컬 아티스트, 프로그래머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 원하는 것들 표현하기 위해 툴을 계속 튜닝하였으며, 새로운 기술들을 계속해서 도입하였다. 오디오의 경우도 분명, 초기 콘솔 시절의 3중 PSG 사운드에 비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환경이 좋아졌고, 변화해왔다. 하지만, 게임 그래픽 표현 기법의 발전이 프리렌더 수준의 그래픽을 리얼타임으로도 표현하려는 시도 덕분에 이루어진 반면, 오디오는, 그저 음악을 만들기 위한 환경이 좋아진 것일 뿐, 게임 오디오라는 측면에서 보다 획기적인 시도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국내는 그야말로 시도를 아예 안 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면, 그래도 나름대로는 서구에서는 시도하고 있다는 느낌.

데드라이징2의 경우에는 처음 기획단계에서 그 게임의 특징들을 우선 파악한 후, 그 특징을 오디오로 표현해낼 수 있는 오디오 엔진을 만드는 데에 주력하였다. 게다가 뮤지션 출신이기도 하며, 맥키에서 프로그래머로 있었던 분이 엔진 개발에 참여한 덕분에, 맥키 컨트롤러 같은 전통적인 음악 장비로도 게임 오디오 밸런스를 실시간으로 컨트롤할 수 있었다. 게임 오디오가 2D에서 3D로 오면서, 가장 중요해진 부분이 바로 사운드 밸런스였는데, 그 부분을 전통적인 작업 환경을 지원해주는 것으로 지원하였다. 그런 게임에 최적화 된 오디오툴이 있었던 덕분에, 게임 오디오 팀은 구해질 수 있었다. 데드라이징2 오디오툴 세션의 제목이 바로 How Real-time Game Integrated Tools Saved the Audio Team였다. 제목에서 이미 결론이 나온 셈.

어떠한 내용으로 진행될 줄 몰랐던 세션이 바로 Sound Synthesis in CRACKDOWN 2 and Wave Acoustics for Games였었다. 이런저런 오디오 작업을 하면서, 막연하게 상상만 해오던 기능이 있었다. 어느 정도 당연한 듯 나오게 되는 직관적인 소리들(휘두르는 소리라던가, 발자국, 넘어질 때 나오는 소리들, 이런저런 물리 현상으로 인하여 나오는 타격, 파괴 관련 소리들)은 따로 소리를 정해주지 않아도, 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의 구현을 엔진에서 계산해서 알아서 나오게는 할 수 없을까... 였다. 게으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동작을 보면서, 프레임 단위로 키를 조절해가면서 소리 나오는 타이밍을 찍어서, 웨이브 파일을 찾아 붙이는 그 과정 자체가 귀찮게 느껴졌었다. 이 방법 밖에 없을까라는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크랙다운2의 사운드신서시스 세션이 그러한 식의 자동화를 구현하기 위한 시도에 관한 내용이었던 것. 혹시나 하면서 들어갔던 세션에서 이런저런 기획 의도와, 구현 원리들을 보여주면서 실제로 시연하는 걸 보니 충격적이기도 하였고, 기쁘기도 했다. 당연히 안 될 것만 같던 막연한 개념이, 이제는 슬슬 구체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이런 식의 자동화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그저 대충 쉽게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사운드라는 측면에서 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기 때문이었다. 게임에 소리를 넣는 과정, 그 자체가 힘들고 복잡하면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다. 그저 소리를 넣었다는 것 자체가 최종 목적지가 되어버릴 수 밖에 없다. 이미 그것만으로도 힘든 일이니까. 하지만, 보다 스마트한 형태로 소리들을 적용시킬 수 있는 구조라면, 이런저런 만들어낸 소리들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게임의 재미를 주기 위해 활용할 지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소리를 넣었다는 게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FMOD라던가 WWISE 같은 오디오 전문 미들웨어가 있다. 둘 모두 아주 다양한 오디오 관련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그저, sound playback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라이브러리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FMOD에서 제공하는 사운드 입력 툴인 FMOD Designer의 기능 역시 아주 다채롭고, 알게모르게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하지만, 게임 그 자체에 integrated 되어있는 툴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때도 있다. 원활한 오디오 작업을 위해서는, 그 FMOD Designer 자체를 보다 미니멀하게, 그 게임만을 위한 구조로 튜닝을 하여 게임 엔진과 접목시킬 필요도 있는 것이다. 애플 미니멀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기능이 많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기능을 쉽게 잘 활용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소리를 넣고 듣는 게 험난한 과정이 되면 안 된다는 것. 최근에, 이런 오디오 툴 없이 작업을 한 게임이 있는데,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 기획자와 오디오 작업자의 의도가 많이 충돌할 수 밖에 없었으며, 결과적으로는 원하는 결과물을 냈다고 확신할 수도 없었다. SMART한 오디오 개발 환경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이게 국내에서는 잘 안 되는데.. 개발팀을 편성할 때에 오디오 디자이너(혹은 개발자)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 일단 프로토타입을 낸 후에야, 이제는 소리를 넣어야겠다는 식으로 접근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늦다. 콜라보레이션이란 느낌이라기 보다는, 수직적 하청구조로 오디오에 대한 작업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 빈 칸을 채우는 식의 작업이 될 수 밖에 없다.

요즘 TA의 중요성이 보다 높아지고 있는데, 오디오의 경우도 TA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이들이 많아져야겠고, 실제 팀을 편성할 때부터 고려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 일단 작업 환경이 편해야, 더 좋게, 그리고 더 많이, 그리고 그 덕분에 새로운 시도 역시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이 SMART에 대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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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주제는 CONTEXT였다. 이는 인터렉티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였으며, 납득할 만한 리얼함에 관한 내용이기도 하다.

헤일로의 음악을 맡았던 마티 오도넬은 음악을 만들 때에 수직 동기화를 고려하고 만든다고 하였다. 일종의 BPM 싱크라고 볼 수 있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하나의 음악 만이 아니라, 여러 음악을 동시에 플레이 하더라도 자연스러울 수 있게 만든다는 것. 음악적으로 쉽게 표현을 하자면, 바운스 받아낸 단일 웨이브 파일로 이루어진 완성된 음악 하나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시퀀서에서 플레이하듯 멀티트랙으로 음악을 플레이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되겠다. 멀티트랙 자체의 트랙 on/off를 이런저런 상황변화에 따라 즉각적으로 대응하여 다채로운 표현을 선보이는 방식. 단순히 그 공간에 어울리는 음악을 배치한다기 보다는, 그 이전에 있었던 일,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까지 모두 고려햐여 즉각적으로 반응하면서 변화하는 음악들을 선보이는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식의 음악 활용 방식이 바로 CONTEXT에 맞는 인터렉티브 음악인 셈.

이리저리 안 틀리고 콤보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모든 파트의 음악들도 잘 들리고 함성 소리들도 함께하여 아주 흥겹지만, 실수를 계속 하게 되면, 음악 악기 파트가 한 두개씩 빠지기 시작하면서, 게임 오버 직전에는 아주 초라한 음악만 흘러나오게 되는 리듬 게임을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자신이 하는 행동에 의하여 음악이 바뀌게 되는 것. 이러한 식의 멀티채널 음악 활용은 리듬 게임에서만 할 것 같지만, 서구에서는 보다 장대한 스케일의 RPG라던가 FPS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 예전 같이 그냥 하나의 음악 파일을 배치하는 형태였다면, 플레이어가 조작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음악은 이리저리 끝까지 플레이가 되면서 들려줄 음악을 다 들려줬을 것이다. 하지만, 인터렉티브한 구조로 편성을 하면, 가만히 있을 때엔 특정 구간만 계속 루프가 된다던가, 혹은 가장 베이스 트랙만 연주하는 형태로 만들어서, 음악의 분위기가 극단적으로 바뀌지 않게 된다. 이리저리 조작을 하면서 무언가 새로운 일이 발생할 것만 같은 순간이 오면 두 번째 트랙을 켜서 새로운 음색들이 추가되면서 음악적인 표현에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식. 상황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식의 음악이었다. 수동적인 게임 음악에서 능동적인 게임 음악으로 변화하였다.

NDS로 나온 빛의 4전사 같은 경우는, 게임 컨셉을 레트로 감각의 정통파 RPG란 걸로 잡았었기에, 음악의 컨셉을 칩튠으로 잡았었다. 그런데, 그렇게 칩튠으로 컨셉을 잡다 보니, NDS 사운드 스펙인 16채널 중 8채널만으로도 충분히 원하는 음악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렇게 채널을 여유있게 활용할 수 있게 된 덕분에, 음악적인 연출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낮과 밤에 다른 음악을 나오게 하는데(멜로디 라인은 같은 다른 편곡), 어느 타이밍에 낮과 밤이 바뀌더라도, 자연스럽게 곡이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 스펙 특성상 곡이 도중에 바뀌게 되면, 무조건 곡의 처음부터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기에, 자연스러운 트랜지션을 구현하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칩튠으로 음악 컨셉을 잡아서 사용 채널 수를 절약한 덕분에, 아예 한 프로젝트 안에 낮 8채널, 밤 8채널을 모두 담은 것.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낮에는 1-8번 채널을 들려주고, 밤에는 9-16번 채널을 플레이하도록 한 것이다. 두개의 곡이지만 하나의 프로젝트 안에 들어있었기 때문에, 낮과 밤이 바뀐다 하더라도 곡의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하는 게 아니라 보다 자연스러운 형태로 음악이 바뀔 수 있었다. 스펙의 제약을 아이디어로 극복한 예였다.

매스이펙트는 다양한 OUTRO 음악 패턴을 만들어두어, 행동의 결과를 음악적으로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인터렉티브한 음악 플레이에 아우트로 패턴이 합쳐진 케이스. 생각보다 많지 않은 음악들로도 많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결국, 현재의 인터렉티브 음악의 경우는 일종의 DJING과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저 BGM 하나를 특정 장소에 입히는 방식에서 벗어나, 게임의 재미를 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픽 표현이 3D가 되면서 보다 더 디테일해진 만큼, 음악적인 표현 역시, 음색이라던가 화성의 디테일이 아니라, 연출에서의 디테일이 필요해진 것. 게임 음악 플레이백 엔진도 결국에는 Ableton LIVE와 같은 식의 복합적인 패턴 플레이 구조로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Ableton LIVE의 패턴 플레이 구조 자체가 결국엔 마티 오도넬이 이야기한 수직 동기화인 셈.

인터렉티브 뮤직이란 관점에서의 CONTEXT 이외에도, 음악을 사용하는 방식에서도 CONTEXT를 찾아볼 수 있다. 게임 음악에 대한 접근 방식이 동양(일본)과 서양 사이에서 차이가 생기기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를 context에서 찾아볼 수 있다.

초창기 게임들은 스펙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픽도 열악하고 사운드 시스템도 열악했었다. 그래픽은 그야말로 열악했었기 때문에, 상당히 단순한 그래픽이 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단순함을 커버하기 위해 나온 것이 게임 음악이었다. 그래픽에서의 한계를 음악으로나마 커버하려 했던 것. 그래서, 음악은 항상 흘러나오게 되었다. 게임 음악이라는 것은 그 덕분에 항상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란 관념이 생겨났다. 항상 흘러나오고 있다 보니, 반복 되는 것이란 이미지 역시 가지고 있었다. 그래픽의 부족함을 음악으로 커버한다고는 하지만, 사운드 스펙 역시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음악적인 측면에서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상 멜로디 밖에 없었다. 멜로디로 공간과 상황을 디자인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게임 음악은 멜로디가 좋은 음악이었으며, 아주 기억에 남는 음악일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여기에 있었다. 이런저런 음악들 중, 특히 게임 음악이 너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픽 스펙이 좋아지고, 사운드 스펙이 좋아져도 일본에서는 초기 게임음악 특유의 느낌을 살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사운드 스펙이 아주 좋아지다 보니, 음악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늘어나게 되어.. 반드시 멜로디로만 표현하게 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그래픽 역시 아주 좋기 때문에, 그래픽의 부족함을 음악으로 커버한다는 그 발상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그 덕분에, 서양에서는 다른 형태로 게임 음악을 접근하게 되었다. 그래픽 표현이 보다 사실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에, 음악으로 계속 상황을 설명해주는 것 자체를 납득하지 않기 시작하였다.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는 상황은 리얼하지 않다는 식의 생각을 갖게 되었다. 여기에서의 리얼은 사실적인 음색에 관한 리얼이 아니라, CONTEXT에 맞다는 관점에서의 리얼.

GTA는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사운드트랙을 갖추고 있는 걸로 유명한 게임이다. 하지만, 그 무수한 음악들이 언제나 흘러나오지는 않는다. 음악을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순간은 자동차에 탔을 때였다. 자동차를 타면 카오디오에서 이런저런 다양한 음악들이 흘러나온다. 이러한 식의 접근이 바로 CONTEXT에 맞춘 음악 활용 방식이다. 상황에 맞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음악에 어울리는 상황을 만드는 것. 헤비레인, 퍼펙트 다크, 스플린터셀:컨빅션 등 무수한 게임들에는 스테이지의 하나로 클럽이 등장할 때가 있다. 클럽은 시나리오의 이야기 구조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소는 아니었다. 분명 다르게 표현할 수도 있는 장소였었다. 전반적인 게임 분위기에 비해 상당히 이질적인 공간이라고 볼 수 있는 장소였다. 하지만, 클럽은 게임플레이의 전체적인 흐름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컨텍스트에 맞추다 보니 아주 진지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게임들에서는, 이렇다할 신나는, 혹은 현란한 음악을 사용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클럽이 배경이라면 다르다. 이 순간 만큼은 아주 확실하게 달리는 음악을 BGM으로 활용할 수가 있었다. 그 덕분에 그 장소의 음악과 분위기는 보다 더 기억에 남게 된다.

앨런웨이크의 경우 역시, 게임 플레이 중간에 뜬금없이 락페스티벌을 연상하게 만드는 락밴드 무대가 나올 때가 있다. 이런 분위기의 게임에서 나와도 되는 건가 싶지만, 덕분에 아주 신나는 밴드음악을 게임 내에 자연스럽게 배치할 수 있었다. 덕분에 그 장면은 보다 오래 기억에 남게 된다. 엔딩이 어떠했는 지는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락페스티벌 무대는 보다 더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일본 게임 중에는 Final Fantasy 6의 오페라 이벤트가 컨텍스트에 맞게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케이스라 할 수 있겠고, 서풍의 광시곡에서라면 피아노 이벤트가 바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사실 초기 기획에서는 피아노 이벤트 자체가 그 게임에 없었다. 나중에 사운드 스탭이 게임 개발에 합류하면서, 음악적인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더 나오게 되었고, 덕분에 그 게임 내에서 가장 유명한 이벤트가 탄생하게 된 셈. 게임 음악이 기억에 남는다는 것은, 그 게임을 즐겼다는 기억이 남아있는 것과도 같다.

맥락없이, 무조건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면, 언제 더 음악에 집중해야 할 지 모를 때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음악이 나올 것만 같은 상황, 혹은 장소에서 음악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면, 아무래도 더 게임에서 나오는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황량한 길을 걷다가 어딘가에서 희미하게 음악이 들리길래, 그 소리를 따라 가보다 보니 주점이 등장하게 되고,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보다 임팩트 있게 음악이 흘러나온다면, 그 음악은 보다 더 쉽게 다가올 것이다. 황량한 길을 걷다가, 주점이 보이길래 들어갔지만 여전히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아서 쓸쓸한 경우라면?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니 쥬크박스가 보이는 상황. 당연히 한번쯤은 쥬크박스를 켜는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이 때 자연스럽게 음악이 흘러나온다면, 역시 보다 더 음악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에릭 사티는 '가구 음악'이란 걸 시도해본 적이 있다. 가구 음악은 나오고 있어도 일상 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음악, 의식적으로 들리지 않는 음악을 목적으로 쓰여진 곡. '생활 속에 녹아있는 음악'이라는 의도였다. 실제 그 음악의 시도는 "휴식 시에 연주되는 음악은 신경 쓰지 마세요."라는 사전 공지를 연주회에서 미리 해두는 걸로 출발. 휴식시간이 되어 이리저리 잡담을 나누고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였는데, 그 때에 여기저기에서 가볍게 연주자들이 연주를 하게 되었다. 연주를 시작하니 잡담 나누던 사람들이 대화를 멈추고 그 연주를 듣기 시작했고, "잡담 계속 해주세요"라면서 몇번 이야기를 했지만, 청중들은 음악을 계속 들었던 것. 에릭 사티의 가구 음악에 대한 시도 자체는 실패로 끝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발상 자체에 의미가 있었고, ambient music, background music가 나오게 된 계기라 할 수 있었다.

요즘 게임 음악의 특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해보면,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는 음악', '거슬리지 않는 음악'이라는 답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계속 반복되는 음악이고, mmorpg의 경우 아주 오래 들어야만 하는 상황이었기에, 지루하면 안 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튀지 않는 음악이라는 식으로 접근을 하게 되었고, 멜로디가 부각되지 않는 음악이라는 식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음악이 나오고 있지만 듣지 말기를 바라는 음악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게임 음악이 가구 음악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사실 가구 음악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었다. 음악이 나오고 있으면, 그 음악을 안 듣지는 않는다는 것.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는 거슬리지 않는 음악이란 건, 재미 없는 음악이었으며, 듣지 말기를 바라는 음악이었다. 안 들어도 되는 음악이라면, 음악을 꺼도 되는 것이 아니었던가. 음악은 게임 플레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처음 게임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위에서 언급했었다. 게임에서 나오는 음악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거슬리지 않는 음악이라는 의도로 만든 음악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것은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오히려, 게임이었기 때문에 보다 더 좋은 음악을 만나고 싶었다.

국내 게임 음악의 가장 큰 경쟁자는 mute 버튼, 혹은 가요였다. 게임 음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게임에서 나오는 음악을 보다 더 확실하게 들려주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음악을 받아들이도록 만들고 싶었다. 게임에서 음악이 나오기 때문에 보다 더 재미있고, 좋은 게임이 되기를 원했다. CONTEXT에 맞춘 음악 편성은, 이에 대한 해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모든 순간에 음악이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음악이 나와야 할 순간 만큼은 보다 더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도록 전반적인 게임 디자인을 만들어낼 필요도 있었다. 이는 게임 오디오 개발자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래픽 아티스트, 기획자, 프로그래머 모두와의 자연스러운 콜라보레이션이 이루어져야만 가능한 일이다. 아무리 높은 완성도의 좋은 음악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그 음악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상황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 음악에 대한 이미지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보다 좋은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미니멀해질 필요가 있었다. 이것이 context에 대한 결론 중 하나다. 정말 음악과 효과음이 필요한 그 순간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음악이 안 들어가도, 혹은 소리를 안 채워넣어도 될 것만 같은 곳들을 억지로 채워넣지 않아도 된다.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하게 되는 실수가 바로 여기에 있는 셈이다. 안 채워넣어도 될 곳을 디테일이라는 명목하에 평등하게 채워넣고있는 건 아닌지.

플레이어 캐릭터 혼자 여러 적들을 빠른 속도로 제압해가는 스타일의 MMO라면 몬스터에 이런저런 소리들을 붙이기 보다는 플레이어 고유의 스킬들의 소리들에 조금 더 사운드 리소스를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에버퀘스트라던가 Final Fantasy 11처럼 하나의 완성된 파티가 하나의 적을 오래 상대하는 스타일의 게임이라면, 몬스터의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 몬스터 사운드의 디테일을 조금 더 높여주는 쪽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아주 배경 그래픽이 화려하고 멋진 게임이라면, 이런저런 환경 효과음들을 다채롭게 활용하는 것에 주력하면 효과가 좋아질 것이다. 이런저런 효과음을 배치하는 것 자체도 context의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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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주제는 ABSTRACT.

앞의 두 주제로 너무 길어졌다. abstract는 앞 주제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쪽은 짧게 요약하자면.

거슬리지 않는 음악이라는 목적 하에, 어중간하게 도망가는 음악을 만들 바에는, 보다 적극적인 형태의 앰비언트를 만드는 것이 낫다는 것. 앰비언트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abstract였다.

말장난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real한 환경 효과음들을 배치하는 작업 자체가, 사실은 unreal한 작업. 이런저런 공기와 환경을 소리로 표현하는 작업 자체가, 사실은 상당히 abstract한 작업인데, 너무 리얼한 바람 소리, 물 소리 같은 걸 의식할 때가 많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조금 더 적극적인 시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fantasy배경의 세계는 말 그대로 fantasy 공간이기 때문에, 리얼한 효과음 그 자체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한 세계에서는 오히려 abstract한 소리들이 같이 나는 게, 그 공간에서는 더 자연스럽고 리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장된 세계에서는 과장된 소리가,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는 말 장난. 이 역시 context에 맞는 소리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Limbo는 전통적인 음악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사운드 혹은 음악이 좋다는 평가를 내린 매체들도 있는 게임이었다. 물론 전통적인 음악이 안 나오는 관계로, 림보에는 음악이 없다는 평을 내린 매체들도 있었다. 음악이 아주 좋다는 평과, 음악이 없다는 평이 공존하는 게임이라는 점이 독특했다. 그런 평이 나오게 된 이유는, 앰비언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기 때문.

존 케이지는 organized sound라는 표현을 쓰면서, 환경이라던가 노이즈 등 모든 소리들을 모아둔 것, 그 자체가 바로 음악이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일단 이런저런 소리들이 모여서 나기만 하면 그게 음악이라는 관점. 4분 33초 같은 시도 역시, 4분 33초 동안 아무 것도 연주를 하지 않는 그 사이에 벌어지는 이런저런 주변 환경 소리들에 관한 시도였었다. 음악이 안 나오는 것도 음악이었다. 그것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그 만큼 환경 사운드에 대한 표현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었다. 환경 사운드 역시, 그저 배경을 채워주는 빈 칸 채우기 식의 작업이 아니라, 사실은 context를 표현하는 적극적인 시도가 필요한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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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음악이 필요한가라는 제목을 정한 이유는, 모든 파트의 개발자들로 하여금, 한번은 정말 필요하긴 한 건가에 대해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의도에서였다.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니까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란 관념에서 출발하게 된 덕분에, 빈 칸 채우기라는 형태의 컨베이어 벨트 작업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외주 하청 구조의 작업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것은 아닐까.

강연을 그리 명확하게 못한 탓에, 의도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은 편이었다. 사실 세 주제를 다 하기 보다는, 이중 하나만 예시들을 여럿 첨부해서 가는 게 더 좋았을 듯. 루리웹 덧글에서 강연 내용에 대한 결론을 '존 카멕이 게임에 시나리오가 필요 없다고 이야기 한 것 처럼, 게임에는 음악이 필요 없다'는 식으로 내린 이가 있었는데, 이는 그야말로 의도를 정반대로 이해한 것이다.

게임에는 음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음악이 있었기 때문에 게임에서는 보다 더 다양한 재미를 얻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정말 좋은 음악을 게임에서 듣고싶다는 것이 숨은 의도. 게임 음악 듣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좋은 게임 음악이 나올 수 있는 게임이 만들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정말 좋은 음악이 게임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smart한 좋은 개발 환경을 만들 필요도 있고, 그 훌륭한 음악이 게임 내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즐기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context를 만들어낼 필요도 있다. 단순 실적 과시를 위한 컨베이어 벨트식 작업에서 벗어난, 미니멀하면서도 능동적인 오디오 디자인을 보여주어야 할 필요도 있는데, 그러한 부분을 위해 필요한 게 abstract한 소리들을 활용하는 사운드스케이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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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의 이런저런 세션들을 보는데, audio 세션은 이게 유일했지만, art라던가 기획 부분에서 보더라도 그 의도라던가 방향성을 보면 같은 곳을 지향하는 경우가 많이 보였다. 이를테면 graphic designer라기 보다는 game developer다라던가.. 절차적 지형 디자인에 대한 부분이라던가.

세션 중 영웅전 시나리오 라이팅에 관한 세션이 있었는데, 게임에서 시나리오가 해야할 역할, 위치, 비중에 관한 도입부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사실 현재의 게임 음악이 처한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저런 온라인 게임들에서는 시나리오, 혹은 텍스트를 어떻게하면 유저들로 하여금 읽게 만들도록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시도들이 많다. 퀘스트 텍스트에게 있어 가장 거대한 적은 skip인 상황, 현재 게임 음악의 가장 큰 적이 mute인 것과 비슷한 셈. 어떻게 하면 시나리오를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들까라는 건, 어떻게 하면 게임에 나오는 음악을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들까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겠다. 역시 현 상황에서는 그저 context일 수 밖에는 없겠다 싶겠지만, 사실은 게임플레이 그 자체가 음악이어야 하겠고, 시나리오여야만 할 것이다. 음악이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게임플레이 자체를 바꿔본다던가, 역시 시나리오를 표현하기 위해 게임 시스템을 바꿔본다던가 하는 식의 적극적인 상호교류는 필요하겠다. 결론은 콜라보레이션.

작년 NCDC 게임에서는 소리도 나오고 있었다 세션의 결론으로 이야기했던 건 '게임 만들고 있을 때엔 좋은 헤드폰 쓰자'였었다. '헤드폰 쓰고 게임 하자'가 아니라, '헤드폰 쓰고 게임 만들자'라는 점. 사운드 개발자에게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파트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했었던 이야기였다. 무언가 공격 동작 애니메이션을 하나 만들더라도, 조금은 더 소리들이 잘 표현될 것만 같은 모션이란 게 있다. 그냥 만든 애니메이션 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소리가 나올 지를 생각하면서, 혹은 이 순간에 이런 소리가 나오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아무래도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같은 것들이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한 발상이 가능할 때에 보다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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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소리 입히는 과정 자체가 힘들고 복잡하면, 새로운 시도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편한 개발 환경 필요함
음악을 그냥 끄는 사람들도 게임 음악을 자연스럽게 듣고 즐기도록 만드는 것이 과제이자 목표. 거슬리지 않는 음악 같은 걸로 도망가지 말아요. 아예 뺄 곳은 빼고, 정말 들려주고 싶을 때를 납득할 만하게 표현하는 건 어떨까.

한줄 요약
게임에서 아주 좋은 음악을 듣고 싶다. 아주 좋은 음악이 어울리는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다.

reply(10)

에메 060411
좋은 글 감사합니다. Context쪽은 게임을 실제 플레이하면서도 꽤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느꼈었는데, 덕분에 조금 더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bbeyroad 060711
길지만 길지않은 글 잘 읽었습니다. 상당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
Abbeyroad 060711
실지로 편한 개발환경을 실무자들에게 요구를 하여도 돌아오는 대답은 이런경우도 있습니다.. 좋은 엔진, 좋은 툴을 쓴다고 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게 아니다.. 이런 경우엔 이해시키기 난감한 경우가 많더군요
be 060811
결과물이야 낼 수 있습니다. 원하는 결과물을 낼 때까지의 시간을 단축 시키고, 그렇게 얻어낸 시간에 새로운 좋은 시도를 하자는 게 이번 세션 smart 파트의 메인입니다. 좋은 결과물 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

아마, VS 없이 노트패드로도 코딩 잘 되지 않느냐라던가, 포토샵 대신 그림판(타블렛 대신 마우스)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물 나올 거라는 이야기를 하면 '그거하고는 이야기가 다르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할겁니다. 현재의 상황은 모니터 없이 그림 그리라는 이야기에 가까운 거라...
madmac 060811
글 잘 읽었습니다. :) 요즘 거의 프레임당 효과음 넣는 노가다로 노이로제 걸릴 지경인데... 공감가는 부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cagetu 060911
게임에서의 음악의 역할에 대해서,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NDC에서 시간이 안되서, 세션을 듣지는 못했지만, 관심이 참 많아요... 블로그등을 통해서, 자주 찾아뵙고, 많은 이야기 듣겠습니다. ^^
be 062511
밤에 정리를 하다보니, 세 번째 주제였던 abstract에 대한 부분이 많이 생략이 되어 있는데.. 창의적인 시도라는 측면에서 볼 때엔 abstract에 대한 부분들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인데, 이는 게임에 음악이 필요한 게 맞긴 한가 같은 식의 고정관념과도 유사합니다.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했던 것들에 대해서 다르게 접근해볼 필요도 있다는 점.
*RuTel 062711
가구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공감이 되네요.

보통 그런인식이 있어서 저 또한 그렇게 잘못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어릴때 게임을 하면서 음악이 정말 기억에 남았고
그래서 작곡을 시작했다는 걸 잊고 있었습니다.

좋은 글인데 출처표시하고 제 홈피에 가져가도 될까요?
아이시카 063011
최근 오디오에 관해서 가장 관심이 깊었던 게임이 배틀필드3 입니다.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의 오디오는abstract에 가까우면서도 smart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전투가 배경이라 효과음이 거의 대부분이겠지만.... 사운드팀의 열정이 대단하더군요.
be 063011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의 경우는 오디오에서는 HDR audio를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의도의 표현에 있어서는 좋은 시도라고는 생각합니다. 일종의 hyper realism에 대한 표현이라 할 수 있겠죠. HDR audio를 위하여, 존재감 강한 소리들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은 어떻게 보면 참 스마트한 형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실제 작업 방식 자체가 편한가..라고 하면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총기 사운드 자체의 모델링을 신서사이즈로 어떻게든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 제 관점에서의 스마트입니다만, 이상론이긴 합니다.

dice팀의 경우는 오디오 엔진을 통해 보다 다이나믹한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과 동시에, 가능한 다양한 형태의 리소스를 녹음하는 전통적인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상황인데.. 현재로선 그게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 방식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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