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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s and looks] SONY MDR Z1000
12312010 : 간만에 새 헤드폰

z1000

z1000

이어폰을 EX1000대신 EX600으로 하향 조정하는 대신, 헤드폰을 구입했다. 헤드폰과 이어폰이 같은 가격으로 나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목도만 보면 EX1000이 더 높을 수 밖에 없었다. 아주 비싼 이어폰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소니 라인업에서 볼 때엔 이어폰 쪽의 가격이 이례적이었기 때문. 헤드폰의 경우는 그 정도의 가격대가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니었고, 플래그십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가장 높은 가격대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EX1000은 소니에서 내놓은 가장 좋은 이어폰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Z1000은 소니의 가장 좋은 헤드폰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그런 제품이었으니까.

그런데, 소니스타일 매장에서 잠시 착용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 착용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주로 모자를 쓰고 다니는 편인데, 모자를 쓴 상태에서 써도 헤드폰이 모자를 눌러서 제대로 장착이 안 된다는 느낌이 없는 헤드폰이었다. 게다가 줄을 교체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긴 케이블과, 아웃도어 혹은 포터블 플레이어를 위한 짧은 케이블이 같이 제공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주로 사용하는 용도에 있어서, 기존 헤드폰들은 줄이 너무 길었기 때문. 아웃도어 만을 위한 목적은 아니었지만, 지금과도 같은 아주 추운 날씨에 사용하기 좋은 헤드폰이었다.

소니스타일에서 착용했을 때의 착용감이 상당히 기억에 남았는데, 정작 제품을 받은 후에 써보니 그 때 만큼의 착용감은 안 나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뭔가 기분이 애매해지기도 했는데, 며칠간 쓰고 출퇴근을 하고나니, 어느정도 익숙해진 편. 일부러 더 느슨하게 밴드를 펴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은 더 느슨한 느낌이면 좋을 지도 모르겠다.

사운드를 놓고 보자면, 이 헤드폰 역시 진동판을 사용하고 있는 제품인데, EX1000과 같은 소재의 진동판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그런데, 사운드의 성향은 다르다. EX600의 느낌이 좀 더 확장된 게 EX1000이라고 가정할 때, 이어폰의 스타일은 전통적인 소니 사운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음이 제법 날카롭게 포장이 되는 느낌인데, Z1000의 경우는 그것과는 성향이 다르다. 고음이 그렇게 자극적으로 뻗어나가지 않는 편으로, 이전까지 접해본 소니 리시버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소니 특유의 예쁜 소리는 아니었다.

고음의 자극이 덜한 덕분이랄까. 중, 저역대를 상대적으로 더 잘들리는 헤드폰이었다. 부스트 된 덕분에 잘 들린다기 보다는, 고음역대가 너무 치고나가지 않는 덕분에, 중저역대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느낌. 어쿠스틱 기타 소리의 표현력이 마음에 드는데, 스트로크가 발생하는 시점에서의 저역 소리들이 좋았다. 드럼 또한, 킥이 들어가는 순간의 표현이 좋다. 반작용이라고 봐야 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편성 관현악의 경우에는 어딘가 모르게 소리가 덜 뻗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특유의 예쁜 소니 사운드를 즐기기 위한 목적이라면 Z1000은 애매할 수도 있겠다. 소니 사운드로서의 표현력이 좋은 헤드폰은 SA5000인 듯. 아웃도어용으로 쓰기에도 나쁘지 않고, 거의 밀폐형이라서 회사에서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2003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오디오테크니카 헤드폰 W1000에 별다른 불만이 없다보니, 새로운 헤드폰을 사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잘 들지는 않았는데, 아직은 더 오랜 시간 소리들을 들어봐야하겠지만, 나쁘지 않은 듯. 다만, 예쁜 소리들 잘 나오는 소니 헤드폰 특유의 성향을 찾는 이들에게는 Z1000은 미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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