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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 iTunes/iPod 사용하기
11232009 : UI에 대한 접근

itunes

iPhone의 국내 발매가 결정되었다. 워낙 발매 자체에 대한 소문이 오랜 기간 지속되었기 때문에, 지칠 정도였었다. 그런데, 결국 정식으로 발표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각종 설들을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의의를 두면 되겠다.

하지만 활용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iPhone은 iPod와 마찬가지로 iTunes를 통해 활용하는 제품이기 때문. iTunes는 음악 라이브러리를 관리하는 데에 있어서는 아주 좋은 제품이지만,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MP3 사용 습관, 혹은 Windows 관점에서의 파일 핸들링 습관과는 맞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이었다. 그 덕분에 iTunes를 관리 소프트웨어로 이용하는 iPod는 아주 좋은 제품일 수도 있었지만, 아주 다루기 힘든 제품이 되기도 하였다.

일단은 iPod가 나오게 된 배경을 이해하면, 제품을 활용하는 데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iPod는 MP3 플레이어의 시초는 아니었다. 국내에서는 이미 64MB를 전후한 용량을 갖춘 MP3 플레이어들이 어느 정도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시기였었다. 대충 CD 한장을 리핑할 경우 나오는 용량이 64MB 정도였었기에, 음반 한 장을 아주 작은 크기에 담을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면 되었다. MP3 파일을 바로 재생할 수 있었기에, 적당히 아무거나 골라서 채워넣는 식의 컴필레이션 구성을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었다. 128MB라던가 256MB의 대용량 메모리를 갖춘 제품들도 슬슬 등장하게 되어, 한 번에 CD 4장 분량의 음반을 넣어다닐 수도 있게 되었다. 512MB 모델도 슬슬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드디스크에 있는 모든 MP3을 담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겠지만, 적당히 듣고싶은 몇몇 곡들을 카피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128MB를 전후한 플래시메모리 플레이어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시기에 애플에서 뜬금없이 MP3 플레이어를 내놓았다. 이름하여 iPod. 플래시메모리 대신 하드디스크를 저장매체로 사용한 제품이었다. 용량도 5GB/10GB로 동시대의 다른 제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용량이었다. 우리나라에서의 대체적인 반응은 그 용량을 어디에 다 쓰나였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그런대로 널리 퍼지기 시작한 3세대 iPod의 경우는 무전원으로 동작하는 firewire 외장 하드디스크라는 느낌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MP3 재생이 가능하지만, 용량이 커서 이런저런 데이터 보관용으로도 쓸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하지만, 애플에서 내세웠던 컨셉은 그것과는 달랐다. 컴퓨터에 있는 음악폴더 그 자체를 들고다니면서 들을 수 있는 기기였다. 256MB 혹은 512MB면 아주 적은 용량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지만, 컴퓨터 안에 있는 모든 음악 파일의 용량이란 관점에서 볼 때엔 그리 많은 용량은 아니었다. 하지만, 5GB 혹은 10GB는 달랐다. 언제 그 만큼의 음악을 채우나 싶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었다.

itunes

애플은 음악 관리를 위해 iTunes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iPod는 iTunes를 통해 음악을 전송하도록 하고 있었다. 그리고 iPod의 기본 음악 전송 옵션은 자동 싱크였다. 컴퓨터의 음악 폴더를 그대로 들고다닌다는 컨셉에 가장 충실한 게 바로 자동 싱크였던 것. 컴퓨터에 음악 파일을 추가하면, 알아서 iPod에도 그 음악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두 개의 라이브러리를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볼 때, 이러한 자동 동기화는 아주 유용한 기능이었다. 무언가를 더 익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기능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바로 그러한 점을 배워야만 했다. 10GB나 되는 용량을 그저 컴퓨터의 음악 폴더와 동일한 구성의 백업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컴퓨터에서는 음악 파일을 비우고, 대용량의 플레이어로 옮겨 담는 식으로, 탐색기를 통해 카피하거나 지우거나 하는 것에 더 익숙했다. MP3 플레이어의 출발 자체가 그리 큰 용량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옮겨담는 게 아니라, 용량에 맞게 필요한 것만 몇개 옮겨담는 식의 패턴이 이미 굳어졌던 것. 게다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관리하는 게 아니라, 그저 탐색기로 파일을 카피하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에, iTunes라는 (혹은 musicmatch라는) 거대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이미 체계적으로 열심히 폴더 구분을 해둔 상황에서, iTunes가 자기 마음대로 폴더 구성도 바꿔버리고, 열심히 정리해둔 파일명까지 완전히 바꿔버리면서 카오스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걸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파일명이 아니라 ID3 태그를 더 중시한다는 것을 이해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CDDB의 데이터를 받아서 알아서 태그를 붙여주면서 CD 리핑을 받는 것 자체는 iTunes 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이미 Windows의 여러 리핑 프로그램들 역시 CDDB를 지원하고 있었다. Windows의 가장 유명한 MP3 플레이어였던 winamp 역시 ID3 태그를 지원하고 있었으며, 태그 수정도 가능한 플레이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winamp는 태그를 따로 붙여주지 않아도, 파일명 만으로도 적당히 좋은 구성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음악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iPod는 컴퓨터에 있는 음악 폴더를 그대로 즐길 수 있는 포터블 기기였지만, 사실은 iTunes의 통합 관리 폴더를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기기였던 것. 이미 자신만의 라이브러리를 다른 형태로 확고하게 구축한 이들은 iTunes의 관리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힘들 수 밖에 없었다. iTunes에서 처음부터 라이브러리 구축을 시작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iTunes, 그리고 iPod는 접근하기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기기였다. 하지만, 일단 라이브러리 구축을 iTunes로 시작을 해버렸다면, 그 보다 더 편한 방식을 찾을 수 없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itunes

이 정도가 되어버렸다면, 이제 어떻게 다른 길로 갈 수도 없다. 가지고 있는 CD를 모두 리핑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겠지만, 일단 시작하는 마음으로 라이브러리를 새로 한번 만들고 보면, MP3을 파일이 아니라 음악 그 자체로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정도로 음악을 구입하게 되었다면, MP3 플레이어에 이리저리 넣고 빼고 하는 과정, 그 자체가 번거롭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는 자동 싱크가 답이 된다.

itunes

처음 15GB의 iPod을 마련했을 때엔, 그걸 언제 음악으로 다 채우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었지만, 가지고 있는 CD를 전부 리핑해보니 이미 그 용량을 넘어버려서, 리핑할 때의 샘플링레이트를 192에서 128으로 떨어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오기도 했었다(요즘은 160으로 맞춰두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수동으로 iPod의 라이브러리를 관리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후 80GB iPod를 마련한 덕분에 자동 동기화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엔 어쩔 수 없이 수동으로 iPod의 음악들을 관리했었지만, 라이브러리 전체 동기화를 경험한 이후에야 iPod가 지향하는 바를 알 수 있었다. 왜 iTunes와 iPod를 이렇게 만들었는가에 대한 느낌이랄까.

80GB면 충분할 것 같았지만, 결국 그것을 초과할 조짐이 보이던 시기에 160GB 제품이 나왔고, 이 이후로는 아주 극단적인 대용량 제품은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그쪽으로 바로 갈아타버렸다. 예상대로라고 해야할 지 구입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이보다 더 큰 용량의 iPod은 나오지 않았다. iTunes는 이런저런 MP3 파일들이, 그저 굴러다니는 하나의 파일일 뿐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사용하기에 그리 좋은 애플리케이션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 더 mp3을 음반을 즐기는 기분으로 다루고 싶다면, iTunes를 이용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듯. 탐색기를 이용하여 파일을 즐기는 Windows 특유의 감각을 얼마나 포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reply(5)

sorin 112309
음악을 앨범단위로 구입/듣는 사람들에게는 참 편한 프로그램이지만 아직도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은게 보통이죠.
최근에야 mac을 시뮬레이션 하는 것 같았던 iTunes 속도 개선이 되서 망정이지 그대로 였으면 정말 원성이 높았을지도..
청명 112309
저도 아이팟 터치를 구입한 이후로 처음 아이튠즈를 쓸 때는 이것저것 많이 헤매고 불편했지만... 익숙해지니 이것만큼 편한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걸 쓰면 불편해질 것 같아요.
be 112309
Windows용 iTunes가 등장하기 전에는 Musicmatch라는 다른 회사의 소프트웨어로 iPod에 곡을 전송할 수 있었습니다. Windows용 iTunes가 그리 좋은 평가를 얻진 못하지만, Musicmatch를 사용하다가 iTunes를 만났을 때엔, 그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cidd 112309
잘 읽었습니다. 발매 초기에 관한 이야기는 잘 알지 못했는데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heure 112809
언젠가부터 앨범 혹은 싱글단위로 꼭 태그정리는 하고 커버플로우에 빠진게 있으면 터치를 아예 들고 다니지 않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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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07/13 12:44